약속 시간에 친구가 늦는다고 연락이 왔다. 텅 빈 카페에 앉아 스마트폰만 뒤적이는 시간이 벌써 20분째다. 인스타그램 피드 새로고침도 지겨워질 즈음, 화면에 점을 콕콕 찍으며 노는 바이너리 뮤직 박스를 열었다.

복잡한 악보나 화성학 이론은 전혀 몰라도 된다. 빈칸을 채우는 디지털 퍼즐처럼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그럴싸한 음악이 탄생한다. 심심할 때 간단한 작곡을 즐기는 놀이 도구로 이만한 게 없다. 악기를 1도 몰라도 당장 비트메이커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럴 때 써보세요

각 잡고 무거운 프로그램을 켜는 대신, 가볍게 손가락만 움직이고 싶을 때 제격이다.

  • 퇴근길 지하철에서 멍때리는 시간이 아까울 때
  • 내 일상을 담은 짧은 브이로그에 어울리는 귀여운 배경음악이 필요할 때
  • 친구나 연인에게 뜬금없이 나만의 멜로디를 만들어 링크로 선물하고 싶을 때
  • 스트레스받는 업무 중간, 뇌를 비우고 힐링하는 5분이 필요할 때

마우스 클릭만으로 완성하는 직관적인 사용법

바이너리 뮤직 박스 기본 사용 절차

  1. 1
    좌표축 파악

    가로축은 16박자 시간 흐름, 세로축은 음의 높낮이를 나타낸다.

  2. 2
    칸 클릭하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빈칸을 마우스로 클릭해 불을 켠다.

  3. 3
    멜로디 연주

    재생 바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불 켜진 칸의 음을 차례로 연주한다.

화면을 열면 바둑판처럼 촘촘한 네모 칸들이 등장한다. 현대 전자음악 비트 메이킹에서 널리 쓰이는 스텝 시퀀서(Step Sequencer)의 기본 원리를 그대로 옮겨둔 모양새다.

원리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태엽 오르골과 완전히 똑같다. 가로축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6박자가 순서대로 흘러간다. 세로축은 음의 높낮이다. 위로 갈수록 높은음, 아래로 갈수록 낮은음이 난다.

마치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빈칸을 클릭해 불을 켜두기만 하면 된다. 재생 바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훑고 지나가며 불이 켜진 칸의 음을 톡톡 연주해 준다.

모든 연산은 100% 브라우저 안에서만 처리된다. 회원가입이나 결제가 필요 없는 건 물론이고, 내가 만든 멜로디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몰래 빠져나가지도 않으니 안심해도 좋다.

음악 이론 제로여도 괜찮은 펜타토닉의 마법

일반 건반 연주
  • 무작위로 누를 경우 불협화음 및 귀를 찌르는 소리 발생
  • 서로 부딪히기 쉬운 파·시 음이 포함되어 이론적 지식 필요
VS
펜타토닉(5음계) 방식
  • 부딪히는 음을 빼고 도·레·미·솔·라 5개 음만 배치
  • 어떤 조합으로 칸을 찍어도 듣기 좋은 감미로운 멜로디 완성

음악 이론을 전혀 몰라도 항상 조화로운 작곡 가능

피아노 건반을 아무렇게나 막 누르면 보통 귀를 찌르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이 도구에서는 아무리 손을 함부로 놀려도 듣기 싫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비밀은 바로 기본으로 설정된 펜타토닉(5음계)에 있다. 서로 부딪히기 쉬운 까다로운 음인 파와 시를 쏙 빼고, 어떤 조합으로 눌러도 항상 찰떡처럼 어울리는 도, 레, 미, 솔, 라 5개 음만 모아두었다. 덕분에 음악을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더라도 칸을 마음대로 콕콕 찍기만 하면 감미로운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더 재밌게 즐기는 추천 비트 치트키

막상 텅 빈 화면을 보면 무엇을 찍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 즉각적인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두 가지 꿀팁 패턴을 추천한다.

  1. 계단 오르내리기 패턴 대각선 위로 네 칸을 순서대로 찍고, 이어서 대각선 아래로 네 칸을 찍는다. 산봉우리 모양을 만들듯 이 패턴을 반복하면 옛날 아케이드 게임에서 들리던 신비로운 배경음악이 금세 만들어진다.

  2. 비 오는 날의 수채화 패턴 규칙을 버리고 화면 전체에 드문드문 빗방울을 흩뿌리듯 칸을 띄엄띄엄 채운다. 그다음 오른쪽 설정 메뉴에서 악기 소리를 드림 신디사이저로 바꿔본다. 영롱하고 맑은 소리가 겹치면서 유리구슬이 굴러가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내가 만든 멜로디가 마음에 든다면 무거운 음원 파일을 번거롭게 주고받을 필요가 없다. 바이너리 뮤직 박스의 링크 공유 기능으로 현재 주소표시줄의 링크만 복사해서 메신저로 툭 던져주면 끝이다. 링크를 누른 친구도 똑같은 음악을 바로 재생해 볼 수 있다.